NOTICE  |  말많은마리 0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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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
그는 열 살이었다. 그는 인도에 앉아서 가구와 궤짝들을 실은 트럭을 바라본다.
"저 사람들은 뭘 하는 거지?" 그는 자기 옆에 와 앉는 어떤 친구에게 물었다.
"뻔하지! 이사하는 거잖아." 그 친구가 말한다. 나는 이삿짐센터 직원이 되고 싶다. 그건 멋진 직업이다. 힘이 세야 한다.
"저 사람들은 다른 집에서 살게 될 거란 말이야?"
"물론이지, 이사를 가면."
"가엾은 사람들. 그들에게 불행이 닥친 거지?"
"왜 불행이야? 그 반대지. 저 사람들은 더 크고 더 좋은 집으로 가는 거야. 내가 그들이라면 아주 만족할 걸."
그는 돌아가서 공원의 잔디밭에 앉아 울었다.
"말도 안 돼. 살던 집을 떠나 다른 집으로 가는 것은 누군가를 죽였을 때 만큼이나 슬픈 일이야."

집 - Agota Kristof

Get me away from here, I'm Dying.

- Belle and Sebastian


Ooh! get me away from here Im dying
Play me a song to set me free
Nobody writes them like they used to
So it may as well be me
Here on my own now after hours
Here on my own now on a bus
Think of it this way
You could either be successful or be us
With our winning smiles, and us
With our catchy tunes and words
Now were photogenic
You know, we dont stand a chance

Oh, Ill settle down with some old story
About a boy whos just like me
Thought there was love in everything and everyone
Youre so naive!
They always reach a sorry ending
They always get it in the end
Still it was worth it as I turned the pages solemnly, and then
With a winning smile, the poor boy
With naivety succeeds
At the final moment, I cried
I always cry at endings

Oh, that wasnt what I meant to say at all
From where Im sitting, rain
Falling against the lonely tenement
Has set my mind to wander
Into the windows of my lovers
They never know unless I write
This is no declaration, I just thought Id let you know goodbye
Said the hero in the story
It is mightier than swords
I could kill you sure
But I could only make you cry with these words

  
p. 182

  우리는 불안 때문에 삶을 규칙적으로 만든다. 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삶을 맞춘다. 우리는 삶을 반복적이고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해서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만든다. 습관과 규칙의 힘으로 살아가는 삶 말이다. 하지만 효율적인 삶이라니 그런 삶이 세상에 있을까. 혹시 효율적인 삶이라는 건 늘 똑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죽기 전에 기억할 만한 멋진 날이 몇 개 되지 않는 삶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여섯 번의 타임스킵 현상을 경험한 임유나씨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의 사라진 시간들은 지금 어디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있는 걸까요. 그걸 생각하면 참 가슴이 아파요. 누군가를 사랑할 수도,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운 일을 할 수도 있는 시간이잖아요. 사라진 시간 속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낭비도, 폐허도, 후회도, 상처도.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았다는 느낌도 없죠."


p. 199

  바벨의 시계 밑에 얌전히 있다보면 몸이 근질근질해지고, 뭔가 아귀가 안 맞고, 인생이 자꾸 꼬여만 간다는 느낌이 들고, 자신도 모르게 멍청한 일을 자주 저지르게 되는데, 그것은 우리가 본질적으로 멍청해서라기보다는 서로 시간이 안 맞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큰맘 먹고 파시즘의 질서에 따라주려고 해도 질서는 결코 지켜지지 않는다. 모두가 '제멋대로의 시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는 질서란 게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 결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는 우리에게 말한다.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질서는 안 돼. 그러면 모두 깡통이 되어버려. 그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내면의 질서를 조용히 견뎌봐. 내가 각자의 특이성에 맞춰 시계를 줬는데 왜 아무도 그걸 사용하지 않는 거지?"

  이 우주적 가르침에 따르자면 한 개체가 감지할 수 있는 시간의 사이클이란 언제나 '자신의 시간' 단 하나뿐이다. 우리에게 이해심이 부족한 게 아니다. 우리는 애당초 이해란 걸 할 수가 없다. 번개돌이는 달을, 달은 토끼를, 토끼는 번개돌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

  우리가 늘 하는 말은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나를 왜 사랑하지 않느냐,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 내가 너희 만할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너희들은 어쩌자고 이 따위냐? 같은 말뿐이다.


p. 286

  "혹시 그런 문제입니까? 사람들 속에서 외롭다거나, 혹은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외롭다고 느끼는 편이에요."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시고요?"

  "아뇨, 저는 사실 그 반대 입장입니다."

  "반대 입장이라뇨?"

  "우리는 사실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별 도리가 없는 겁니다. 그건 이런 말이죠. '당신 외로운 것 알아. 당신도 나만큼은 외롭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래서 우리는 외로워지는 거죠. 결국 같은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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