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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오니 방학이란 것이 느껴진다.
서점에서 시계 보지 않고 마음대로 이런 저런 책들을 들춰보다가
어디 앉아서 그림도 그릴 수 있고
원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과외를 한다.
과학 과외와 영어 과외를 동시에 하는 터라
고등학교 과학 참고서를 사서 어쩌다보니 과학공부를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과학 공부는 정말 재미있다.
수험공부할 때 문과를 선택한 것은 전적으로 언어가 좋아서였다.
그렇지만 언제나 역사를 제외하고 사회과목보다는 과학이 좋았다.
일본 노래를 많이 듣는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는다.
전에 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뭔가를 배우고 있다.
그래서 조금 껄끄럽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면도 많다.
막내가 보던 애니메이션의 일본어가 마디마디 들린다.
방에 들어가서 책상에 가만 앉아 책을 읽고 있다가 놀랐다.
뭔가를 계속 하고 있지만 매우 심심하다.
왜 심심할까 가만 생각을 해보았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스펙터클하고 병적인 생활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글을 쓰지 않고 말을 하지 않아서 그런 걸까?
의미화 작업이 부족한 걸까?
이틀에 한 번씩 니체 텍스트를 만난다.
뭔가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미 선택은 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의 이유라고 했다.
뭐, 이유 역시도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보려고 만든
머릿속 장난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계속 ...
이상한 날들이다.
일년이 다 되어가는 마블로그는 그만 둘까 한다.
대신 잘 하면 다른 블로그를 하나 할지도 모르겠다.
그 블로그는 이것과는 성격이 다르겠지.
아마 좀더 재미없고 정교해질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내가 블로깅을 하는 것은 내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한 거니까.
그런데 요즘은 그 허영심이란 것을 다른 방식으로 만족시키는 데에
내 관심이 옮아가고 있나보다.
혼자서 텍스트 읽기를 연습하고 있다.
그래서 비평글 읽는 것도 참는다.
지인의 추천은 가만히 묵혀두었다가 잊혀질 때쯤 꺼내본다.
나름 리스트를 만들려고 손을 꼼지락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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