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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니 아저씨한테 엄마를 데리러 오라는 전화다.
엄마가 주차장에서 비틀거리며 걸어오다가 고개를 푹 숙이더니 이내 무너진다.
막 실연 당한 중학생 여자아이처럼 쭈그려앉아 서럽게 운다.
집에 돌아가면 성적표 때문에 부모님한테 혼이라도 날 듯이
정말 서럽게 운다.
아, 나는 엄마랑 우는 모습이 닮았구나.
전에는 몰랐다.
언젠가 친구가 한 번 말한 적이 있다. 중학교 때였나.
너는 잘 울지 않는데 울면 그 소리가 너무 서러워서
전혀 상관없던 사람도 미안하게 할 그런 소리를 낸다, 고 했다.
그건 잘 울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서럽게 울 줄 알아서 그런 것도 아니다.
단지 우는 법을 잘 몰라서 참다 보니 그렇게 어설프게 짓눌린 소리가 나는 거다.
아저씨랑 싸웠단다. 아저씨 안경이 없다 했더니 아저씨가 화나서 부러트렸댄다.
이 사람도 그리 좋은 사람은 아닌 거 같다. 철부지야, 철부지.
도대체 엄마는 왜 자기가 괴로워할 상대에게만
끌려서 연애를 하는 건지 도무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어른들은 어른들의 문제로 마음 아파하고 고생하고
아빠 때문에 울던 엄마는 이제 또 아저씨 때문에 울고
첫사랑에 아파 울던 나는 또 다른 사랑에 어찌할 줄 몰라 입을 틀어막는다.
맥주를 마실 일이 잦다.
알코올은 잠을 잘 잘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홍대를 누비다보면, 그리고 집에 와서 엄마를 보면
어른들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진행중이구나 새삼 느낀다.
돈만으로도 꿈만으로도 연애만으로도,
어떤 것 하나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결코 풀리지 않는 어른들의 이야기.
나도 어른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걸까.
쉽게 어깨를 들썩이지도 않는 어른들의 이야기.
나는 지하주차장에서 벌어지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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