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말많은마리 070808

어제는 오랜만에 용돈을 받았는데, 하루 만에 반을 다 써버리고 반은 적금으로 들어갔단다. 그래서 지금 잔액은 아마 만원 정도 있으려나?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내가 기분이 안 좋으면 밥을 안 먹는 것처럼, 돈을 쓰고 잔액이 없는 것도 깔끔해지는 기분이 들어. 참 이상하지? 어제 친구를 만나서 마그리트 전을 봤고, 친구에게 커피와 케이크를 사주고 학교에 들렀는데 원서 특가 할인판매를 하길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책을 두 권 사서 한 권은 그 아이를 주고 한 권은 내가 가졌단다. 오늘 아침에도 잠이 안 오는 틈을 타서 온라인에서 소설을 두 권 질렀어. 한 권은 내가 갖고 한 권은 해멍을 줄까 생각 중이야. 사실 누구든 상관 없고 그저 선물을 하면 기분이 나아져서 두 권 산 것인데, 해멍이 나에게 선물로 목탄 한 조각을 준다고 했거든. 마구 손을 더럽혀가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그래서 나도 선물이 있다고 이야기해두었어.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나를 기분 좋게 한다는 것 말인데, 참 재미있지? 블로그에 누가 안부를 묻는 리플을 남겼는데 '요즘 잘 지내세요?'라고 하더라고. 안부 인사를 듣고 있자니 꽤 반가웠지. 그러면서 네 잘지내요, 해야 할 테지만 유감스럽게도 잘 지내지 못하고 있어요, 라고 대답했어. 사람들이 '잘 지내세요?'라고 물을 때, 사실은 그 인사가 자신을 향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걸까? 내가 선물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야.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고 잘 써주세요, 기뻤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지만 사실 나는 내가 기뻤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에 대한 선물로 그들에게 선물하는 거야.

집에 왔어. 내가 저기까지 이야기했구나. 음, 그래서 어제는 돈을 꽤 썼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페이퍼백인데 표지가 아주 마음에 들어. 이전에는 똑같은 것을 두 개 산다거나 하는 일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 반드시 수를 세어보거나 효용성을 따져보지 않아도 그저 마음을 흐뭇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리워지거든. 나 충동구매 참 많이 했지? 어제 그렇게 돈을 쓰고도 허전해서 돈암역에서 또 버스를 기다리다가 쭉ㅡ 둘러봤는데 미용실이 있는 거야. 돈을 인출해서 또 쫄랑쫄랑 미용실에 올라갔단다. 우리 동네가 성신여대 근처라 그런지 몰라도 미용실이 참 많은데, 나는 단골 같은 것은 전혀 없거든. 그런데 어쩐지 이번에는 단골이 생길 것 같아. 다름이 아니라 매번 내가 머리를 자르는 것이 버스를 기다리다가 잊었던 것이 생각났다는 듯이 번쩍해서 미용실에 가는 경우가 많거든. 그 미용실은 정류장 바로 앞에 있지. 그리고 십오분 만에 머리를 자르고 나왔는데 만원이나 줬어, 참 뿌듯. 근데 미용실에서는 머리를 자르고 나면 항상 드라이를 해줘야할 의무 같은 것을 느끼나? 드라이하는 바람에 정말 영락없는 호박이었거든. 형편없어, 형편없어, 하면서 집에 왔는데 오늘 아침에 감고 보니 꽤 근사했어. '근사하다'는 표현이 정말 말 그대로 근사하지 않아? 오늘 내 머리는 정말 근사했거든. 그래서 또 갈까 생각 중이야. 거기 아저씨가 조금 불친절하기는 하지만 머리 하나는 깔끔하게 잘 자르는 것 같아.

요즘은 멀미가 자주 나서 가끔 숨을 고르기가 힘들다. 사람이 많은 곳은 정말 끔찍해. 최근에 두 번이나 토하는 것을 눈앞에서 봤거든. 한 번은 버스에서였는데, 뒷자석에 아이를 안은 아줌마가 앉아계셨어. 아이가 토했는지 갑자기 역겨운 냄새가 확 올라왔는데, 그렇다고 벌떡 일어나기도 뭐해서 애써 조금씩 숨을 쉬고 있었거든. 그러다가 정말 도저히 못 견딜 것 같아서 창문을 조금 열었는데 말이지, 뒤에 있던 아줌마가 '학생, 먼지 들어와!'하면서 내 등을 찰싹 치는 거야. 그래서 창문을 닫기는 했는데, 정말 너무나 화가 나서 바로 내렸단다. 그리고 다른 한 번은 금요일에 페이지에서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이었는데 웬 남자가 지하철에 그냥 다 토해놓고 다른 칸으로 옮겼단다. 버스는 그래도 갈아타거나 할 때 조금 걸으니까 살 것 같은데, 지하철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가끔 눈앞이 멍해지고 이유 없이 무서워져. 그럴 때는 심장 뛰는 울림이 머리까지 전해질 정도로 예민해지거든. 그래서 눈을 감고 잠시 가만히 어둠을 느끼면 조금 진정이 돼.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

  
Trackback :: http://mari.8con.net/blog/trackback/134
음.. 전 어느샌가 선물을 좀 안하게 된것 같아요. 왠지..
이글을 읽고 나니까 선물을 해야할 사람이 생각났어요 ㅎ
2007/01/22 01:11
선물할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네요. 저는 가끔 선물은 있는데 그 선물이 누구를 원하는지 몰라서 난처할 때가 있거든요.

2007/01/23 04:54

나는 너에 합의한다 이다. 그것은 이렇게 이다.
2008/03/13 02:55

많은 감사 우수한 위치! 나는 너의 웹사이트를 사랑한다!
2008/03/13 06:29

중대한 위치 축하!경이롭 위치!
2008/03/13 07:20

아주 좋은 위치 나는 그것을 감사 좋아한다!
2008/03/13 08:00

그런 경이롭 위치를 위해 많게의 감사!
2008/03/13 08:49

친구는 너의 위치의 현재 팬이 되었다!
2008/03/14 03:46

그런 위치를 경이롭 위해 많게의 감사!
2008/05/23 04:22

일! 우수한 감사!
2008/05/23 04:52

친구는 위치의 너의 현재 팬이 되었다!
2008/05/23 05:06

아주 좋은 나는 위치 그것을 감사 좋아한다!
2008/05/23 05:55

아주 유용한 정보!
2008/05/23 06:54

걸출한 블로그!
2008/05/23 07:25

너는 위치를차가운 만들었다!
2008/05/23 07:50

나는 배웠다 매우…
2008/05/24 01:02

우수한 위치! 많은 감사.
2008/05/24 01:05

관심을 끌. 너가 좋을 동일할 지점을.
2008/05/24 01:16

나의 너의 친구는 위치의 현재 팬이 되었다!
2008/05/24 03:57

 이전  1 ..128129130131132133134135136.. 232   다음 

전체 (232)
일상 (99)
감상 (9)
인용 (30)
학교 (19)
단상 (29)
다락 (17)
잡기 (28)

powered by TATTERTOOLS
designed by FOTOWALL
modified by HLDEC

today : 119   yesterday : 71
total : 106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