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말많은마리 070808
요즘 인정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 자신에 대해서 긍정하는 방향으로.
꼭 매일 글을 쓸 필요도 없다. 꼭 글을 써서 작가가 되거나 상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냥 내가 편하게 속을 털어놓을 수 있고 짚어볼 수 있고 단어놀이에 즐거우면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점점 가벼워진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수록 점점 '평범한' 기준과는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멍은 페미니즘에서 말하는 여자여자여자가 누굴 뜻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그건 너다. 그리고 나다.
그때 이 대답을 해줬어야 했는데 '그게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타협하는거지.'라고 대답했다.
음, 지금 생각해보니 맞게 대답한 것 같기도.
사실 여자여자여자라고 제일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여자여자여자들이다.

나는 내가 괴롭고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 공부하면 자꾸 젠더가 나와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인데,
자꾸 '젠더'를 나누면서 설명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불편하다.
그게 시작인 것처럼 말하는 데에 익숙해져버린 것들.

<천 개의 공감> 관련 북포럼에 갔을 때 한껏 불만에 차서 펜을 끄적인 것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단호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김형경님의 화법이 도대체가 낯설었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를 나눠서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기질을 연관시키고
그것이 사회적 차원이 아니라 일상적 차원에서도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는 게
처음에 못 알아들어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알았다.
성폭력범죄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서 그 자리에 있는 의사분이 남자라는 이유로
죄송할 이유는 우리 고양이 코딱지 만큼도 없는 것이다. 그건 너무 단편적인 연결이다.
아아 그렇지만 또 그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테니까 .. 고민하게 해야 할텐데.
아니면 지금 우리가 여기에서 말 할 수 있는 적정 수위에 타협한 것일까.

내가 페미니즘을 평생 모르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고, 그것들 모두가 죽은 지식이었으면 좋겠다.
인권법, 노동법, 여성법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거나
명백히 보장되어야 하는 자유가 아직 거기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헌법 전문을 인쇄해서 책 사이에 껴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폭력법이 개정된 것을 보면서 이제 겨우 이만큼 왔구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꾸만 공부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공부하게 만드는 이 세상이 불편하다.
게다가 나는 또 자꾸만 그것들과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사이에서 헷갈리고 갈등한다.

괴롭게 고민한 만큼 가벼워지고 올곧아지는 점은 분명히 있는 것이지만,
또 그러면서 배타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사실 나는 별 것 없고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모두 진심이 아닐 수도 있고
그것들이 타협에서 온 산물일 수도 있는 것인데(여자여자여자하는 것처럼)
그저 바라보면서 유치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대개 그곳 사람들과 친해지면 이런 생각은 싹 사라진다.)
그러면 전부 재미가 없다. 그래서 중간에 생각을 바꿨다. 그래 이건 유치하고 재미없다.
하지만 이걸 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니다. 친해지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 농담도 웃음도 반말도 쉽게쉽게 나온다.
질문의 끝에 자꾸 가서 닿는 것은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이다.
계속 발견하게 되는 삶의 아이러니 중의 또 하나이지만
나를 밀고 당기는 것 모두가 사람이 되어 간다. 아주 심플하군.

어떻게든 사람들은 상호작용을 하게 마련인데
나는 그런 것에 내가 뭘 원하는지 헷갈릴 정도로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보면
아직 그만큼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점점 나를 사랑하게 되고, 또 그러한 방법을 느리게나마 찾아나가고 있지만
솔직하게 나를 믿고 내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것을 너무 좋아해서 신날 것이다, 라는 생각을 좀더 자주 하려면 더 나를 사랑하고 싶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웃음짓고 오픈되어 있어도 사실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때론 기대어 울고 징징대고 화내고 속상해하는 일이 있어도 결코 자신은 버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배타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적어도 배타적이라는 기준이 타인에 비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좀더 정직하다. 내가 기댈 수 있는 정직은 최소한 그 수준이면 족해.

사람들이 그저 하는 말들을 피부로 느끼기까지 얼마나 힘이 든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을 나는 이제서야 느낀다.

아, 얼마 전에 내가 욕망하는 것 하나를 깨달았는데, 나는 고수가 되고 싶다.
정면을 찌르는 하수가 아니라 돌려치는 고수가 되고 싶다.
그래서 과연 내가 창의성이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도 작업이 하고 싶은 것이고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기보다는
당연해야 할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이 막힌 구조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것들이('왜 이게 불편하지 않아?'라는 질문 따위)
현실에서 냉소적인 허무와 무기력으로 귀결될 때가 종종 있다.
'나는 페미니스트야'라는 인상을 사람들에게 줌으로써
그들과 내가 대화를 할 때 이미 벽이 가로놓인 채로 말을 시작하게 되는 경험을 하고 나니
도대체 그런 인상을 풀풀 풍기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까 고민되었다.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었다.

불편한 점에 대해서 해명하고 나를 사랑하기 위해 이론을 차용하는 것은 거기까지,
내가 어디에 적을 두는 것 자체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데 방해가 되면
그 따위 것은 아무 것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마리'나 '지은'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페미니스트라고 하는 자'가 하는 말을 듣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들은 말들을 공중분해해버릴 수 있으므로.

가까운 사이에서라면 그런 것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사실 나와 가까운 사이라면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과는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하지.

사실은 페미니스트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것 자체가
말하기 전에 준비해주세요, 라고 타협하는 수단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들이 아니라 내가 편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이것은 자칭 페미니스트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 앞에 나서는 자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숨은 아군으로서(그들과 내가 동의하는 부분에 대해) 하는 말이다.

그래서 무빅에서 음악작업자 이야기를 할 때 '여성적 감수성'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고
또 반대로 여자가 남성적 포쓰를 가졌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시를 읽다가 뒤져보고서는 문득 '어라, 나희덕이 여자였군.'하면서
건강한 그녀들이 일상 속에 마구마구 들어오면 좋겠다.

이제 내가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 이라는 말을 쓴다면
그건 아마 지금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그녀들은 종종 비장해져야 하므로)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그런 식으로 사용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페미니즘과 맞닿아 있는 그 다음 말들을 통해서
페미니즘이 사상이 아니라 시각으로 이해되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서 이론적으로 거의 쥐뿔도 아는 게 없다.
단지 이미 있는 단어를 차용하려고 고민하다가 고른 것이 페미니스트이다.
내가 아는 수준에서 '페미니스트'는 '소수자적 감수성을 가진 자'와 상통하는 말이다.


덧.
내 말투 또 전투적인가?
혼자 낙서하던 것들을 옮겼으니 봐주삼. 새벽이 범죄자야.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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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공감 가는 걸요 ^^
2007/02/24 10:40

^^
2007/02/24 17:04

하싸
뭔가, 시대는 자꾸만 변해가는데
나는 뒤쳐져있다는 생각이 들어. 끄응-
2007/05/05 21:15

캬캬 하싸가 느끼는 게 시대 아닐까
2007/05/06 01:24

너는 아주 좋은 보는 위치가 있는다!
2008/03/13 06:13

아주 좋은 위치 나는 그것을 감사 좋아한다!
2008/03/13 07:01

관심을 끌. 너가 동일할 좋을 지점을 다시 배치할 것 을 나는 희망한다.
2008/03/13 07:55

너는 아주 좋은 보는 위치가 있는다!
2008/03/13 08:45

위치에 중대한 일은 그것을 좋아했다!
2008/03/14 03:39

너는 차가운 위치를 만들었다!
2008/03/14 03:39

아주 좋은 위치 나는 그것을 감사 좋아한다!
2008/03/14 04:27

나의 너의 친구는 위치의 현재 팬이 되었다!
2008/05/23 04:41

저에서 유사한 역사는 이었다.
2008/05/23 05:15

위치에 그것을 중대한 일은 좋아했다!
2008/05/23 05:24

여기 이것은 뉴스 있다!
2008/05/23 07:13

걸출한 위치! 많은 감사.
2008/05/24 01:09

정보를 위한 감사합니다.
2008/05/24 01:19

이 위치는 아니라 유익한뿐 재미있는다!
2008/05/24 01:29

좋은 영역! 걸출한 영역!
2008/05/24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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