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말많은마리 070808
에 해당하는 글 : 2 개
2006/12/26 :: 난 수다가 좋아 (19)
2006/10/20 :: 관음증 (29)
살롱에서 칼럼을 보는데, 공격적이거나 간섭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싫지만 저널리즘에는 강력히 끌린다는 어느 언론학도의 고민이 올라와있었다. 그에 반은 동의. 논객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견해를 세우는 일이라니 … 어떤 식으로든 자기 이름을 걸고 글을 쓴다는 것 말이다. 그렇지만 역시나 나는 말과 글의 힘을 믿는 것일까? 언론 플레이나 조작되어 떠도는 이슈들을 보면, 솔직히 언론이 현실 자체를 개입해서 바꾼다는 것은 논할 여지도 없이 명백할 뿐 아니라, 과연 말과 글이 힘이 있기는 한 것인지 머리통이 지끈거린다. 어쩌면 맥스가 말한 대로 시장을 바꾸는 것은 기업이니까 기업 쪽에서 더 많은 희망을 만들어낼지도? 라고 생각을 하다가, 문득 버스에서 떠올렸다. 그래도 역시 미디어의 힘을 믿는 편이 좀 더 희망적이라고.

기업은 처음에는 사람들이 모인 작은 공동체로서 구성원에 따라 자유롭게 굴러갈지는 몰라도, 몸집이 크게 되면 그 안에 기업 자체를 유지하기 위한 합리화 과정과 매커니즘이 정교하게 다듬어지게 된다. 그러니까 시장을 돌리고 사회에 공헌하는 것은 일단 부수적으로 조류에 발맞춰서 그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된 것이지, 태생적인 기업의 의무는 아니다. 그렇지만 말과 글은 개개인에 뿌리를 두고 있고, 비록 그것이 조작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언어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소통에 있어서 기본적인 바탕을 언제나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가장 원시적인 행동이니까.
그래서 (요즘은 주로 해멍의 도깨비방인) 대합실 인생 오리지날 마리는 여튼 수다가 좋아.

물론 나에게 그렇다고!
다들 뭐든 믿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



밥을 먹듯이 글을 먹으며 에너지를 불끈불끈 내고 있다. 머리는 아프고 눈은 감기지만, 여전히 모니터 앞에 무릎을 모으고 쭈그리고 앉아 불쌍한 요다처럼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좋은 글을 읽으면, 가끔은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아멜리 노통의 소설에서 읽었던 ‘글만큼 육체적인 것도 없지.’라는 대목을 이해한다. 글을 읽으면서 오르가슴을 느끼고 글을 쓰면서 사정한다, 는 진중권의 문장을 이해한다. 실제로 글을 읽고 있으면 깊은 곳에서부터 흥분되는 것을 느낀다. 활자는 사진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끈질기게 육감적이다. 듣고 싶은 강의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한 학기 정도는 그냥 책에 파묻혀 살면서 글쓰기 모임에나 나가고, 쓰고 읽고 하면서 살고 싶다. 한 학기가 아니라 평생을 그렇게 산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응, 그래, 행복할 것 같다. 설렘과 흥분이 지속되기를.

+ 한 손에 들어오는 민음사 고전책처럼 얄쌍한 창이 보고 싶어서 스크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또 스킨을 바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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