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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길에 습관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걷다가 못 볼 것을 보고 말았다.
어머 어떻게 저렇게 되었어, 머리가 없네.
웬 여자 두셋이서 수근대며 지나가고
바닥에는 한겨울 강가에 나가 얼음을 깰 때
하얗게 갈라지는 모양마냥
머리 없는 비둘기가 아스팔트에 하얗게 박제되어 있다.
좌우대칭이 뚜렷하고 날아간 머리가 있던 자리에는
누가 물을 부은 것이 얼었는지 후광처럼
갈래갈래 흰 얼음이 뻗쳐 있었다.
얼핏보다가 얼음이 생각나서 반야에게 전화해서 물었더니,
얼음 안에 하얀 것은 딴 게 아니라 공기방울이랜다.
에이 별 거 아니잖아?
못 볼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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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언니가 그림 읽어 주는 여자가 되었다.
눈으로 보며 귀로 들으며 작품을 만나는 입체적인 경험.
나는 참 인복이 많다.
별자리에 달자리까지 있다는 것을 처음 안 날.
언니는 처녀자리에 물고기자리 달자리를 갖고 있는 작가.
나는 물고기자리지만, 똑같이 시스템적인 평면도에 끌리는 것으로 보아
내 달은 처녀가 품고 있을 지도 모른다.
여느 전시에 가서 언니 작품을 만났더라도
걸음에 힘을 빼고 가만히 들여다보았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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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밤이 태양이 잠든 사이를 틈타고
음숙한 곳을 파고들면
한없이 늘어져서 그의 애무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