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말많은마리 070808
사소한 부분에서 항상 네가 필요해 에 해당하는 글 : 1 개
2007/06/05 :: 어깨를 드러내려면 (20)
슬리브리스를 입고 시원하게 버스에 올라타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신을 다 신고 집에서 나서기 전에 매무시를 하다보면 시계를 한 번 보고 냉큼 방에 뛰어들어가 반팔로 갈아입고 나오게 된다. 그래놓고 학교에서 걸어다니는 내내 소리치며 다니는 것이다.

'햇볕이 더 강렬했으면, 조금 더 더워서 사람들이 남들에게 신경도 안 쓸 정도로 예민해져 있으면, 그러면, 슬리브리스를 내가 당당하게 입을 텐데!' 말로만, 말로만, 말로만 곱씹으면서 흘려보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뭐, 어때?' 맞아, 뭐 어때? 그렇다니까, 정말 생각해보면 뭐, 어때? ...

사소한 부분에서 올곧은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이란, 그의 미소가 좀더 촉촉하고 단단한 은빛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지나치게 날카롭지 않은 방식으로도 공기와 알맞은 비율로 지구의 한 부분을 나눠쓰고 있는 듯한 모습. 나는 비록 뭐, 어때? 뭐 어때? 하면서 날씨가 조금 더 더웠으면! 이라고 말을 하지만 ...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돼, 라고 말해주던 네가 오늘도 그 말을 옆에서 해줬더라면 나는 내일 당장이라도 슬리브리스를 입은 채로 달려나가 버스에 올라탈 텐데. 거울 앞에 서지 않아도 상쾌한 기분으로 발을 내딛을 텐데.

내 기분과 상관없이 한낮은 기온은 부지런히 올라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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