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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뭘 하고 사는지, 무슨 생각으로 돌아다니는지 나도 모르겠다. 일주일 동안 정말 숨 찰 만큼 많은 일들이 있어서 매일 적던 일지도 적기 힘들 정도다. 일단은 부산 영화제에 다녀왔고, 시네큐브에서 또 영화를 보고, 영화 감독을 만나는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도 듣고, 평화의 샘이란 곳에서 귀여운 동생들과 미디어 교육(주로 내가 교육을 받는 입장이다 -_-)도 다녀오고, 일다 사무실에도 다녀오고, 새로운 밴드들 음악도 좀 듣고 ... 그렇지만 정말 뭘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가끔 정말 혼란스러워서 타로에게 물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혼자 방문을 잠그고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침대 이불 위에 다소곳이 카드를 펼치는데, 여러 가지 배열 방법이 있지만 이번에는 제일 널리들 쓰는 켈틱크로스로 카드를 나열해봤다.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타로를 펼쳐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딱히 묻고 싶은 것도 없이 답답하기만 했고, 여전히 잘 살고 있는데 내가 뭔가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뭐, 인생을 잘못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단순한 발상이지만 일단은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원인이 뭔가, 그런 것 때문에 고민된다. 이야기할 사람은 많지만, 문제는 이야기할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손 끝으로 살짝 뒤집어본 핵심의 4번 카드는 three of cups의 역이었다. 노동의 대가, 성취, 목적을 향한 전진,과 같은 사항들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어떤 장애 요소가 있어서.
생활 패턴이 순간 많이 변화되었다. 책은 한 권도 읽지 않고, 음악을 좀 더 많이 듣고, 글은 한 자도 쓰지 않고, 그림을 더 그리고, 뭐 그런 식으로 비슷비슷하지만 좁은 범위 내에서나마 조금은 패턴이 바뀌었다. marblog.org 도메인을 사놓고 업데이트는 안 하고 있으나, 뭐 내 맘이다 -_-; (아, 이런 말투 정말 싫어하는데 내가 내가 아니다보니 ...)일요일도 내내 잠만 잤지만, 몸이 안 좋은 것은 둘째치더라도 요즘은 정말 아무 것도 하기가 싫다. 계속 영화만 보고 음악만 듣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고 있다. 추석 연휴 내내 힘들게 번 돈은 CD, 겨울에 입을 티셔츠, 잡지, 기부금 등으로 곳곳에 다 써 버리고 -_- 아마 좀 더 상태가 괜찮아지면, 더 나은 이야기들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하지만 ... 유스보이스는 10월까지만 한다. 뭐든 지금 이 시기에 좀 그만두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든 시간도 좀 비우고, 나 자신도 좀 비우고, 언어가 없는 세계에서 몰래 졸고 싶은 생각도 한다. 많이 외롭지만, 지금 이 상태가 싫지는 않다. 그냥 좀, 그렇다. 또 노래나 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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