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말많은마리 070808
판토마임 에 해당하는 글 : 1 개
2007/05/24 :: 문워킹 베이비 (11)
마임 연습을 어제부터 시작했다. 목을 따로 움직이는 것에서부터 고개만 까딱이는 것, 연습했는데 상당히 어렵다. 평소에는 모든관절들이 함께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에 따로 움직이는 느낌 자체를 처음부터 익혀야 한다. 아아버닝버닝!

오늘은 인사동 뚜레쥬르에서 여느 때처럼 치즈 빵을 씹으면서 마임 책을 봤다. 계속 손가락 꺾고 팔목을돌리다가 은근슬쩍 테이블 위에 놓았던 양쪽 팔꿈치를 1cm 정도 들어올렸다. 뚜레쥬르에 있던 사람들이 힐끔 쳐다본다. 팔꿈치후들후들. 게다가 내가 들고 있던 것은 컵이 아니요, 무슨 만득이 고무공 같았다. -_- 진짜 힘들다;; 스태츄 마임을 하는사람들은 도인이다, 도인. 구름 위의 도인.

집에 와서 유튜브의 동영상을 이것저것 뒤졌는데 일본의 마임스쿨 같은데서 올린 교본 아주 쌔끈한 것 발견. 다다닥 스크랩해놓고 낄낄대며 좋아했다. 사다리 올라가는 게 제일 멋져! 벽과 상자도 인상깊었는데 연습하면 한 번 해보고 싶네. 큐브 안에 갇혀서 큐브가 점점 작아지는 것을 표현했는데 손목이 직각으로 팍팍 꺾인다.부러워 -_ㅠ

재미있는 것은 연습할 때 실제 물건을 들고 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재현'이지 '창작'이 아니란다.얼핏 보면 마임은 환영을 관객과 공유한다는 점 때문에, 마치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포스코CF처럼 보인다. 그런데 생활속에서 우리가 실물을 다루는 것과 다르다. 좀더 강조되거나 과장되는 면도 있고, 사물의 저항이나 반동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야해서부자연스러운 모습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때도 있다.

우리 학교 예체능 도서가 취약하다는 것을 도서관에서 책 검색해보고 알았는데 마임 책은 합쳐서 열 권을 넘지 않는다. 번역본은 고사하고 원서조차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 어제는 글자가 아니라사진이 보고 싶어서 Marcel Marceau의 마임 사진 촬영본을 빌려서 트와자미에서 내내 읽었다. 주름에 고단함이 스며있는아저씨였다.

마르셀 마르소가 <탈의 제조법>이라는 마임 대본을 쓸 때 어떤 분이 줬다는 아이디어."자네, 이거 한 번 써보지 않겠나? 탈을 여러 개 갖고 있는 남자에 대한 걸세. 그러다가 어느 날 우스꽝스러운 탈을 썼는데벗을 수가 없는 거야. 그 때부터 비극이 시작되는 거지. 사람들은 그가 무슨 짓을 해도 웃으니까."

아아아아아. 관절아 여태까지 살았던 자연의 리듬을 잊고 원시 상태로 돌아가렴. 맘껏 풀어줄테니 이리저리 따로 놀아라. 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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